지난 12월 7일 수능성적 공개 이후 수능등급제로 인한 부작용을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수능등급제로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실력의 왜곡 현상이다. 불과 1~2점 차이로 등급이 바뀌는 문제는 수능등급제 도입 초기부터 우려되어 온 문제이지만 실상 모든 영역에서 이러한 왜곡 현상이 나타날 때 그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 측정하기 어렵다.

작년까지 수능실력을 측정하는 기준은 과목별 표준점수의 총점이었다. 표준점수는 시험의 난이도 및 학생간의 수준을 고려한 평가기준이기는 하지만 대학의 서열조장이라는 교육부 대의 명분에 밀려 올해부터 수능 등급제가 도입된 것이다.

따라서 올해 수능성적 발표 자료와 메가스터디의 채점서비스 이용자 통계자료(표본추출을 통한 통계)를 이용하여 작년과 동일한 방법으로 표준점수를 계산하였으며 표준점수총점 vs. 시험 응시자 누적분포를 시뮬레이션 해 보았다.

올 대다수 입시기관에서 상위권 대학 지원 기준으로 평가하는 평균 등급 2등급은 모두 같은 수준인지 측정해 보기로 하자. 측정을 위하여 대다수 주요대학에서 적용하는 반영영역 언수외탐(3)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언수외탐(3) 6과목으로 평균 2등급을 맞을 수 있는 과목 조합은 모두 472(언/수/외/탐, 1/1/1/1/5/9 ~ 5/1/1/1/1/1)개의 조합을 가지고 있다.

언어, 수리, 외국어 등급별 원점수-표준점수 분포

* 본자료는 시뮬레이션 자료임.

우리가 흔히 평균 2등급이라 칭하는 이 472개의 조합의 표준점수 분포는 최고 533점(ⓐ, 133111, 각 영역 등급 내 최고점수 획득자) ~ 최저 484점(ⓑ, 151111, 각 영역 등급 내 최저점 획득자) 수준이다. 그렇다면 표준점수 533점(ⓐ)과 484점(ⓑ)는 어느 정도 실력 수준을 보이는 성적일까?

2008학년도 인문계 응시자 표준점수 총점 누적분포

 

올해 성적을 표준점수로 환산하였을 때 533점(ⓐ)은 상위 1% 수준의 고득점자이며 지원 가능한 대학 수준은 고려대,연세대,서강대 경영학 관련학과가 지원 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표준점수 484점(ⓑ)은 상위 17% 수준으로 인문계 내에서는 서울 소재 대학이 조금 어렵거나 서울 소재 하위권 대학이 겨우 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러한 수준 차이 마저도 유사한 범주내의 실력으로 평가 받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성적 왜곡현상은 대부분 주요 대학의 수리(가) 가중치 반영 및 올해 수리(가)의 변별력 논란으로 인하여 자연계는 아주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며(극단적으로 의과대학 지망 가능 수준 학력이 등급제 및 수리(가) 영향으로 서울 소재 대학 일반학과 가능 수준으로 전환) 이로 인한 재수생 양산이 불가피 하다.

하지만 바꾸어 말하면 피해자가 양산되는 만큼 수능등급 대박도 속출할 전망이다. 특히 서울소재 대학 지원이 어려웠던 학생들이 등급제를 통하여 서울소재 상위권 지원도 가능한 수준으로의 변신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동일 평균등급 획득자 비교(자연계)

평균 2.5 등급을 받은 A 학생과 B 학생의 경우 대학에서 적용하는 영역가중치와 수능등급 구간 점수 차등화에 따른 영향력을 고려하면 전혀 다른 실력을 가진 학생으로 변신하게 된다.

수리(가) 가중치 및 수능등급 구간 점수 차등화에 의하여 응시자 A의 경우 서울 상위권 소재 대부분의 학과에 지원이 가능한 경우이며, 응시자 B의 경우 서울 대부분의 대학에 지원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그야말로 B학생의 경우는 최악의 수능이지만 A학생의 경우 수능 대박이 현실인 것이다.

올해 수험생들은 위의 성적왜곡 문제점에 대학별로 다른 전형방법을 파악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며 효과적인 지원전략 수립을 위하여 각 입시기관이 제공하는 모의지원, 합격예측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출처 : 메가스터디